가게 화장실 비밀번호, 왜 아직도 종이에 붙여둘까요?
현직 배달 라이더가 수많은 매장을 다니며 발견한 '옥에 티', 화장실 비밀번호 안내판. 그 작은 불편에서 시작해 매장 소식과 리뷰, AI 검색까지 이어지는 큐알뷰를 만든 이야기입니다.
라이더의 눈으로 매장을 봅니다
저는 현직 배달 라이더입니다. 라이더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담은 '스마트라이더'라는 앱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현장 최전선에 있는 사람이 라이더의 불편을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라이더는 하루에도 수많은 가게를 드나듭니다. 저 역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예전에는 120평 규모의 식당을 꾸려본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장사가 잘되는 집은 뭐가 다를까?"**를 유심히 보게 됐습니다.
눈에 띈 차이 중 하나는 손님의 편의를 챙기는 방식이었습니다. 셀프바가 있는데도 사장님이 손님 테이블을 살피며 부족한 걸 직접 채워주는 집. 반대로 손님 테이블까지 포장 용기가 쌓여 있고, 손님이 와도 주방에서 나오지 않는 집. 차이는 생각보다 작은 곳에서 갈렸습니다.
옥에 티, 대문짝만한 화장실 비밀번호
어느 날 들른 가게는 사장님도 친절하고, 분위기도 좋고, 인테리어도 잘 갖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벽에 화장실 비밀번호가 대문짝만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다 좋은데 그것 하나가 옥에 티처럼 보여서 조금 웃음이 났습니다.
며칠 뒤 친한 동생네 가게에 갔더니, 사장님이 작은 화이트보드에 화장실 비밀번호를 지우고 다시 쓰고 있었습니다. 공용 화장실 관리가 안 돼서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기로 했다고요. 몇 번을 쓰고 지웠는지 거무튀튀해진 화이트보드에 삐뚤빼뚤한 숫자와 별표.
그 순간 앞집의 모습과 겹쳐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가게가 우리 동네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요.
화장실에서 보내는 2~3분
비밀번호를 QR로 보여주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엔 딱 그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갈 때 많은 분들이 휴대폰을 들고 갑니다. 그 2~3분은 손님이 휴대폰 화면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벽에 잔뜩 붙은 포스터는 눈여겨보는 사람이 드물지만, 이 순간에 가게 소식을 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우리 가게는 AI에게 어떻게 추천될까
몇 년 전, AI가 여행 일정을 짜주고 맛집을 추천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내 가게는 어떤 기준으로 AI의 추천을 받게 될까?"
이것저것 알아보며 알게 된 건, AI는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된 웹 문서와 리뷰를 읽고 답을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정작 사장님들이 공들이는 플랫폼 안의 정보는 AI가 가져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요. 그렇다면 가게 정보와 손님의 진짜 리뷰가 공개된 웹에 꾸준히 쌓이는 구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큐알뷰를 만들었습니다
화장실 비밀번호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 화면에 **가게 소식(포스터)**을 담고, 손님이 리뷰를 남기고 추첨에 응모할 수 있게 했습니다.
리뷰 하나에 서비스 하나를 주는 영수증 리뷰 이벤트는 리뷰가 늘수록 사장님 비용도 늘어납니다. 큐알뷰는 한 달 경품 하나로 끝납니다. 일행 네 명이 오면 네 명 모두 각자 리뷰에 참여할 수 있고, 손님은 당첨 확률이 올라가고, 가게에는 리뷰가 네 개 쌓입니다. 그리고 그 리뷰와 가게 정보는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남습니다.
이 앱은 라이더로서,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매일 보고 겪은 것들에 AI의 도움이 더해져 만들어졌습니다. 거무튀튀한 화이트보드 대신, 손님이 "우와" 하는 순간을 사장님께 드리고 싶습니다.